-
강제윤 시인은 “나무는 늙어갈수록 아름다워지는 유일한 생명체이다. 늙으면 추해지는 다른 존재들과 달리 나무는 늙어갈수록 우아하고 기품 있고 아름다워진다. 생식능력도 쇠퇴하지 않고 왕성해서 천년을 산 나무도 열매를 맺고 후손을 퍼뜨리기도 한다. 수령이 오래된 당산목, 풍치목, 정자목 등의 늙은 나무를 노거수라 한다.”라고 설명했다.
노거수는 역사적, 학술 가치가 크다. 그래서 산림청은 산림보호법 제13조에 따라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큰 노거수나 희귀목(稀貴木) 중에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전국 1만 4천여 그루의 보호수가 있다. 이 중 신안군의 보호수는 161그루다.
이번 전시의 의미가 각별한 이유는 섬 지역의 노거수만을 찾아내 글을 쓰고 그린 작가는 없었다. 하물며 섬의 노거수 작품만을 주제로 전시가 열린 적은 더욱 없었다. 강제윤 시인과 신은미 작가는 깊은 바다의 높은 파도와 싸우며 수백 년을 살아온 신안 섬의 노거수들에 깃든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아냈다.
섬문화를 기록해 특별하고 소중한 작업이다. 게다가 노거수 전시회가 섬마을 노거수 옆에 위치한 둔장마을미술관에서 열린다. 그래서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이번 전시는 ‘신안 섬문화다양성 아카이빙 - 노거수’ 결과물 공유회이기도 하다. 2022년부터 2년 동안 섬을 직접 둘러보고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든 전시이기에 더욱 빛이 난다. 강제윤 시인의 스토리텔링 된 글과 신은미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그림들은 섬사람들과 늙은 나무들이 서로 얼마나 깊이 교감하며 살아왔는지를 신화적 상상력으로 보인다.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