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토 아티스트 초청 공연 '영혼의 몸짓'

기사입력 2013.02.20 10:33 조회수 2,919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2월 20일 ARTinNATURE에서는 부토공연을 선보였다. 한국에서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일본 무용의 한 장르인 ‘부토¹’를 일본 퍼포먼스아티스트들이 직접 부산 꽃마을에서 공연한 것이다.


페북홍보2.jpg

 일본의 부토는 흔히 ‘죽음의 춤’, ‘암흑의 춤’이라고 불리며 1960년대 히지카타 타츠미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등장해, 당시 세계문화의 흐름이었던 표현주의와 모더니즘, 그리고 전후 일본 사회에 팽배했던 허무주의가 복합된 독특한 무용으로 서구 공연예술계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끼친 독특한 현대무용이다.


boto18.jpg

 이번 공연은 작년 ARTinNATURE의 국제레지던스로 인연을 맺은 Mushimaru Fujieda가 다시 한 번 그의 제자들과 부산에 방문하기를 원해 ‘영혼의 몸짓’이라는 제목으로 기획되었다. 그는 극적 표현주의의 퍼포머로 일본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일본의 많은 무용인과 제자들에게 부토를 전파하고 있다. 이번 방문 역시 그의 제자 Mocca, Narumi Himeko, Mothizuki Sakimi, Akira Sunrise, Yoshinaga Go가 함께 해 퍼포먼스아티스트 6인의 합동 부토 공연을 감상 할 수 있었다. 그 중 Mocca와 Akira Sunrise는 뮤지션으로, 이번 공연에서 음악과 노래를 맡아 함께 공연했다.


boto1.jpg

 부산에서의 부토 공연이 시작되고, 공연자들은 죽음을 표현하기 위해 온몸에 흰 칠을 한 채로 극도로 부자연스럽고 느린 움직임과 함께 떨리는 눈빛을 연기했다. 그들의 움직임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발버둥치는, 또는 저승에서 헤엄을 치는 것처럼 보였다. 그 기괴한 몸짓에 다소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이것이 부토공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징인 듯 다시 공연에 매료되었다. 모든 관중들이 집중하여 공연을 감상하고 있는 것을 보니 다들 나와 같이 부토의 매력에 빠진 듯 보였다.


 Mocca의 목소리와 Akira Sunrise의 악기 소리는 배경음악의 역할을 뛰어넘어 부토공연자들의 몸에 고통스러운 움직임을 불러내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특히 Akira Sunrise의 악기가 인상 깊었는데, 물위에 반구형태의 바가지를 엎어 놓고 그것을 손으로 두드리며 소리를 낸다.


boto24.jpg

 그가 악기를 연주할 때 마다 바닥으로 튀는 물은 부토공연을 보는 내내 생각하게 만들었던 인간의 죽음과 함께 물아(物我)²를 완성하는 것 같았다. 특별한 장치 없이 소리를 내고 단순해 보이는 이 악기는 그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죽음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투영하고자하는 부토와 아주 잘 어울리는 악기였다. 이렇게 약 한 시간동안 유계(幽界)³에서 헤엄친 그들은 다시 현실로 돌아와 공연을 마쳤다.


 나는 한국 방문의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부산 공연을 준비하던 그들의 모습을 기억한다. 공연 규모에 상관하지 않고 진지한 모습으로 여러 가지 구성을 시도해보며 리허설에 임하는 모습은 그들의 본 공연을 충분히 보증하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부토 공연을 접한 뒤 역함이나 거북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 움직임이 무용의 한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아름답거나 편안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연을 보는 내내 언어 없이 몸짓과 소리만으로 하나의 주제를 전달하고 또 그것을 개개인만의 성향별로 감상된다는 것이 예술로써 가치는 아주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글_조선미 / 사진_홍석진


 

1) 일본의 전통 예술인 노[能]와 가부키[歌舞伎]가 서양의 현대무용과 만나 탄생한 무용의 한 장르이다. 아방가르드의 면모를 띠어 문화적 화려함을 멀리하면서 징그럽고 흉물스러운 육체로 춤을 춘다. 이것은 아름다운 것만이 미가 아니라는 무용 의식의 확장을 의미한다. 부토는 무용수들의 얼굴을 하얗게 칠해 몰개성을 나타내며 주로 죽음이란 주제를 다뤘는데, ‘암흑의 춤’이나 ‘죽음의 춤’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창시자는 히지카타 다쓰미와 오노 가즈오로 알려져 있다. 출처 무용이론사전, 메디컬코리아 편집부, 2011.9.5, 메디컬코리아


2) 물질계와 정신계를 아울러 이르는 말.


3) 幽 검을 유 界 지경 계 / 저승, 황전과 같은 의미로 사용 함.

[성백 기자 openartsnews@naver.com]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저작권자ⓒ문화뉴스openARTs & www.openarts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이름
비밀번호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